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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피터[이주의 시인]/손미 - 양파공동체 &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민음사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시집 추천 : 손미 시인 - 속

by 아주작은행성 2021. 7. 28.

손미 시인 / 믿음사 -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수록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서로를 끌어안기를 멈추지 않을 당신을 위해첫 시집 『양파 공동체』로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하며 날카로운 개성의 시편들을 보여 준 손미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사람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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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누가 있습니까

안에서 색칠하고 있습니다

 

도항증을 가지고 가면

사라진 여객선이 있습니다

 

도미토리에서 몇 명이 잡니까

산 사람

죽은 사람

지나간 사람

태어날 사람

 

침수 식물은 자라고 있습니다

안에는 누가 있습니까

하지 말라는 게 왜 이리 많습니까

깨지는 줄도 모르고 사랑을 나누는

이들은 누구입니까

 

어떻게 빠져나갑니까

길 잃은 여객선이 여기저기 부딪힙니다

살을 찢고 나올 것 같습니다

 

거기 뭐가 있습니까

 

입구도 없는데

뭐가 이렇게 우글거립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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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는 것은 자각하고 있으나 의문 투성이인 시다.

~니까 라는 질문과도 같은 의아함을 표현하는 문장이 7번

있다 라는 문장이 3번 나온다. 그 마저도 사라졌거나, 침수 되어있거나, 길을 잃어 여기저기 부딪히는 모습이지만.

 

사라진 여객선 있고 길 잃은 여객선이 여기저기 부딪히는 '부두'과 같은 곳

지평선을 지나면 배들이 사라지는 부두. 

속(바다/물)이 밖(여객선/바다를 떠도는 것들)을 잡아먹는 풍경들이 즐비한 곳

여객선에게 향하는 곳을 묻지 않으면 어디로 가는 지 영엉 모를 곳

 

속 안의 것들은 속에 있다는 것도 알고 방향성이나 위치 감각은 알 수 있지만

실체는 잘 모르겠는 것들이 많다.

 

우리는 안을 채우기 위해서 색을 칠하다가

외부로 나가기를 희망하였다가

내 안에 남을 것들을 보았다가

내 안에 침수 되었다가

너무나 많은 안의 것들에 혼란을 겪는다

 

다시 안으로부터 나가려고 하지만

너무나 많은 안의 것들은 통제를 벗어나고

결국 너무나 많은 것들이 안에 있다고 자각하지만 의문만 남게된다

 

도대체 나갈 입구도 없는 부두에서

안에는 뭐가 이렇게 우글거리고

누가 있는걸까

 

누가 자꾸 여객선을 잡아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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