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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7

오늘의 화자는 꽃봉오리를 터트린다. 허브에 꽃이 피었다. 3일동안 물을 주지 않아 죽을 뻔했던 적도 있었지만, 하루 루틴을 실행하면서 꼬박꼬박 물을 주자 잘 자라주었다. 하루에 한 번씩 잎을 따서 차를 마시고 회사에도 잎을 가져가서 차를 우려먹는다. 키우는 허브는 3가지. 페퍼민트, 초코민트, 애플민트. 다 맛있는 녀석들이다. 이 중 꽃이 핀 건 애플민트다. 허브를 키운지 두 달만에 하얀색 꽃이 피었다. 당근을 통해 이솝의 바디클렌저, 바디밤, 테싯 향수를 샀다. 좋아하고 써보고 싶은 브랜드였지만 가격대가 비싸 구매를 망설였다가 당근을 통해 먼저 접해보자는 생각에 덜컥 구매했다. 3개 제품 모두 시중가에 반값으로 구매했는데 구매 후 만족도는 200%가 넘는다. 은은하게 퍼지는 숲 냄새가 좋다. 테싯 이전에 향수는 토스 디 오리진을 쓰고 있.. 2023. 6. 25.
오늘의 화자는 몸을 비틀며 찬 바닥에 미끄러진다. 의사는 말없이 내 귀를 접었다 뱀장어가 몸을 기어오른다 아파요? 나에게 목덜미가 잡힌 뱀장어가 나를 노려본다 손에 힘이 풀리고 네, 아파요 의사는 매끈한 소파에 앉아 나를 진단하고 나는 쏟아지는 잠에 무너진다 소파 가죽에 물이 차오르고 소파에 뱀장어가 미끄러진다 유영하듯, 구석구석 오늘의 화자는 몸을 비틀며 찬 바닥에 미끄러진다 불필요한 움직임을 제거하려고, 유영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2023. 6. 24.
오늘의 화자는 누워있습니다.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계란과 당근 위주의 식단을 짰습니다. 절제를 통해 에너지를 비축하고 운동에너지를 얻습니다. 삶이 단순해지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대청소를 했습니다. 청소기가 컥컥 소리를 내며 큰 먼지들을 쏙쏙 넘깁니다. 입은 쉬는 일이 없고 끊임없이 식탐을 부립니다. 배가 고픕니다. 아무거나 먹지 못합니다. 정해진 음식을 먹습니다. 허기집니다. 몸통에는 먼지가 가득합니다. 계란으로 인해 가스가 차오릅니다. 몸통의 먼지를 탈탈 털어냅니다. 마침내 개운합니다. 빈 몸통을 눕히고 전원을 끕니다. 충전이 필요합니다. 오늘의 화자는 누워있습니다. 2023. 6. 20.
오늘의 화자는 지평선을 넘어갑니다.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이 강해지는 날이면 까만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만약 내가 우주에 떠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구름을 넘어선 까만 어둠. 텅 빈 칠하지 못한 밤 한가운데. 약속할게요. 멀리 가지 않고 돌아올게요. 잠깐만, 아주 잠깐만 우주에 다녀와도 될까요? 지구의 불빛들이 별들로 보이는 소우주. 우주복은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네요. 살면서 내가 뱉는 호흡을 이렇게 뚜렷하게 들어본 적이 없어요. 혼자 있다는 두려움인지 빈 우주에 대한 경외감인지 모를 떨림. 아직 살아있군요. 왜 설레는 걸까요? 허둥대지 않고 눈을 크게 떠봅니다. 아아, 들리십니까? 여기는 우주입니다. 거기는 지구이지요? 우리는 서로를 먼지만큼 알고 서로를 먼지처럼 보고 있습니다. 먼지만 한 당신이 빛을 만들어 냅니다. 전등을 흔들어 인사.. 2023. 6. 19.
오늘의 화자는 지평선을 넘어갑니다.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이 강해지는 날이면 까만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만약 내가 우주에 떠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구름을 넘어선 까만 어둠. 텅 빈 칠하지 못한 밤 한가운데. 약속할게요. 멀리 가지 않고 돌아올게요. 잠깐만, 아주 잠깐만 우주에 다녀와도 될까요? 지구의 불빛들이 별들로 보이는 소우주. 우주복은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네요. 살면서 내가 뱉는 호흡을 이렇게 뚜렷하게 들어본 적이 없어요. 혼자 있다는 두려움인지 빈 우주에 대한 경외감인지 모를 떨림. 아직 살아있군요. 왜 설레는 걸까요? 허둥대지 않고 눈을 크게 떠봅니다. 아아, 들리십니까? 여기는 우주입니다. 거기는 지구이지요? 우리는 서로를 먼지만큼 알고 서로를 먼지처럼 보고 있습니다. 먼지만 한 당신이 빛을 만들어 냅니다. 전등을 흔들어 인사.. 2023. 6. 16.
책 읽기 독후감 : 정재찬 -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힐링책 추천 P.16 : 모든 ’먹는’ 동작에는 비애가 있다. 모든 포유류는 어금니로 음식을 으깨서 먹게 되어 있다. 지하철 계단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자장면을 먹는 걸인의 동작과 고급 레스토랑에서 냅킨을 두르고 거위간을 먹는 귀부인의 동작은 같다. 그래서 밥의 질감은 운명과도 같은 정서를 형성한다. 전기밥솥 속에서 익어가는 그 평화롭고 비린 향기에 나는 한평생 목이 메었다. 이 비애가 가족들을 한울타리 안으로 불러모으고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아 밥을 벌게 한다. 밥에는 대책이 없다. 한두끼를 먹어서 되는 일이 아니라, 죽는 날까지 때가 되면 반드시 먹어야한다. 이것이 밥이다. 이것이 진저리나는 밥이라는 것이다 [김훈,, 중] ​ P.18 : 그 지겨운 밥벌이 하나 변변히 할 수가 없어 인간적인 자존감마저 무너짐을 겪고.. 2021. 7. 26.
1일 1일 글쓰기 글쓰기습관 일기쓰기 테리의 일기 테리는 나의 꿈 속에 인물이다. 테리는 꿈이 기억되는 시대에서 꿈을 통해 자신을 알게되는 사람이다. 꿈을 꾸는 동안에 테리는 자신이 테리임을 잊는다. 좁은 생명유지장치안에서 눈을 뜰 때 테리는 지속되는 꿈을 벗어나려고 하지만 테리가 깨어난 생명유지장치 공간은 테리의 현실이다. 테리는 생명유지장치의 안내에 따라 심호흡을 하고 꾼 꿈을 기억장치로 옮기는 과정을 지켜본다. 자신이 꾼 꿈을 보는 테리. 자카르타 꿈 속에서 잃어버린 개를 인터넷에 검색해보지만 나오지 않고 암살 작전에서 자신의 뒤통수에 단검을 꽂아넣은 배신자에게 분노한다. 테리는 자신의 꿈을 되감으며 자기 자신을 기억한다. 잠시나마 테리였던 순간을, 잠시나마 내가 살았던 순간들을 꿈을 꾸고 난 이후에는 일정시간 동안 꿈을 꿀 수가 없어 다른 이들의.. 2021.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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