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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피터[이주의 시인]/손미 - 양파공동체 &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민음사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시집 추천 : 손미 시인 - 한마음 의원

by 아주작은행성 2021. 7. 27.

손미 시인 / 믿음사 -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수록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서로를 끌어안기를 멈추지 않을 당신을 위해첫 시집 『양파 공동체』로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하며 날카로운 개성의 시편들을 보여 준 손미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사람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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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 의원

 

흰 달이 돌던 밤

의원에 누워 있는 너의 머리에 수건을 얹어 주었다

거기에 내가 들어 있지 않았다

 

밖에서 아이들이 공을 찼고

너는 머리통을 움켜쥐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방금 멸종된 종족을 보여 주었다

 

우리는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안 사랑하는데

여기 있어도 될까

 

머리와 머리가 부딪혀 깨지는데

흰 달이 도는데

네가 누워 있는 여기로 아무도 오지 않았다

 

수건을 다른 방향으로 접어

너의머리에 얹어 주었다

 

병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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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운 시인 다음으로 읽고 있는 손미 시인입니다.

송승언 시인과 같은 결을 띄면서도 눈에 띄게 다른 지점은 

손미시인은 항상 타자/사물 등과의 관계성을 띄고 있다는 점인 거 같습니다.

분명 포기하거나 이미 관계가 종결된 느낌의 상황이 많이 연출되지만 시속 나와 타자는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나와 타자는 서로에게 피해를 주는 인물로 많이 등장하게 되는데 사실 정말로 서로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한마음 의원은 윤동주의 '병원'이라는 시와 송승언 시인의 '액자소설'의 시가 떠올랐습니다.

허망함과 안도감이 같이 오는 시가 좋습니다. 슬픔이 물처럼 나를 빨아들이고, 빨려들어간 물에서 나는 숨을 쉴 수 있고 물에 반사된 빛에 세상은 흐릿하고, 물 속 온도는 미지근하여 마치 나를 안정감있는 공간으로 격리시킨것 같은 느낌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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