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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피터[이주의 시인]/손미 - 양파공동체 &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민음사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시집 추천 : 손미 시인 - 사울, 나 여기 있어

by 아주작은행성 2021. 8. 2.

손미 시인 / 민음사 -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수록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서로를 끌어안기를 멈추지 않을 당신을 위해첫 시집 『양파 공동체』로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하며 날카로운 개성의 시편들을 보여 준 손미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사람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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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 나 여기 있어

 

유성우가 떨어지는 해변에

우리는 나란히 누워

길 잃은 비행사에게 속죄했다

등에서 타닥타닥 별사탕이 터졌다

 

내 마음이 먼저 끝나게 해 주세요

우리는 각자 다른 신에게 빌었다

 

폭풍이 우릴 싸 먹었다

 

깨진 운성이

바닷속으로 추락했다

 

와락 쏟아지는 마음은

오래전에 죽었는데

 

어떤 별에선 우리가 아직 사랑하고 있다

 

모래알 같은 사람들은 추모의 집으로 갔는데

나는, 지금 여기 있어

 

왜 목매달지 않고 살아 있나

살아서 자꾸 마주치나

 

유성우가 떨어지는 밤

너는 내게 몸을 던진다

 

드문드문 사랑을 한다

 

너의 신이 너의 기도를 들어주었다

 

몸이 깨진 별들이

내게 와 추락한다

 

죽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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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은 별과도 같다

상대방을 미워하면 용서를 구하다가

상대방을 사랑하면 기도를 하게 된다

 

오락가락하는 낙차에

점점 자신을 잃는다

 

질투와 선망에

상대방에 대한 마음은 양가의 감정으로 치닫고

결국 거대한 마음 속 폭풍에 자신을 싸먹히게 된다

 

어제는 이미 끝난 사랑이었고

오늘은 뜨겁게 타오르는 사랑

 

나는 지금 여기 있다

 

죽으면 이 폭풍도 끝일텐데

나는 죽지 못하고 떨어지는 감정을 바라본다

 

드문드문 애정하지만,

 

결국 애정과 증오가 섞인 감정이

두 갈래로 파괴되어

내게로 추락한다

 

하나를 상실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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