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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의 일기

오늘의 화자는 요리를 하겠군요.

by 아주작은행성 2023. 5. 27.

오늘은 정말 일하기가 싫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칼퇴근하고 저는 혼자 남아서 오후 4시에 떨어진 제안서 작업을 하고 있었거든요. 왜 나만 남아서 답도 없는 제안서 작업을 해야 할까. 대표님은 이미 4시에 퇴근하셨는데, 왜 나는 저녁을 시키며 9시가 되도록 회사에 있을까. 다른 사람들은 일이 없어서 칼퇴근하는 걸까. 왜 제안서는 항상 시간이 없을까. 이따 11시에 마감 청소 아르바이트도 가야 하는데 나는 언제 쉬지?

 

저는 어제 6시 30분에 퇴근했습니다. 다른 팀은 야근 중이었죠. 집에 가서는 유튜브를 보다가 잠이 들었고 11시에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습니다. 오늘의 저는 일찍 가서 마땅히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것도 없는데 나는 집에 가고 싶어집니다. 하기 싫은 게 많아질수록 하고 싶어지는 게 많아집니다. 이상하죠? 하기 싫은 걸 해야 하는 순간 다른 모든 게 즐겁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너무 좋습니다. 반항심일까요? 분노일까요? 부정적이고도 긍정적인 에너지가 샘솟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적게 되었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였습니다. 

 

세상에는 열받는 일이 너무 많고 원통하고 부당한 일이 너무 많습니다. 공평하지 않은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조금 더 사람들을 이해하고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달궈진 나의 에너지가 다른 방향으로 엇나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부디 뜨거운 기름이 된 에너지가 사람에게 향하여 누군가가 다치는 일 없이 나의 영감과 생각을 튀기는 하나의 방식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의 화자는 요리를 하겠군요. 

오늘 밤은 맛있는 튀김 요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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